[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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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12-22 00:00
입력 2012-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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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김수복


막다른 골목에서

배가 고프거나,

오래 길 끝에 박혀 나가지 못했을 때,

사랑도 식어서 해가 질 때,

그 꼬리를 잘라버리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산문(山門)의 산그늘 외진 꼬리도,

오지 않는 새벽을 기다리는 가로등의 꼬리도,

아, 그림자가 길어지는

골목 안에서 꼬리를 자르고

쫓아오던 반민주(反民主)의

몸통도 잘라버리고 싶었다

2012-12-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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