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산림 기부/임태순 논설위원
수정 2012-04-06 00:02
입력 2012-04-06 00:00
독림가 손창근 옹이 그제 평생을 일군 경기도 용인 일대 산림 662㏊를 산림청에 흔쾌히 기부했다. 50년 이상 가꾼 200여만 그루의 잣나무와 낙엽송 등의 보전상태도 좋아 시가 1000억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임종업 선생의 예에서 보듯 숲가꾸기는 자본 회임기간이 길어 자본을 투입한 뒤 성과는 늦게 나타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가 기부한 1000억원대의 산림은 그 몇배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국민들이 대를 이어 두고두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라는 점에서 산림 기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산림 기부는 또 척박한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최근 들어서야 기부가 문화재, 재능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산림 기부는 지난 2010년 시작돼 이번이 세번째일 정도로 일천하다. 기부는 경제적 기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줘 향후 나눔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림청에는 벌써부터 “산림 기부가 있었느냐,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등의 문의전화가 적지 않게 걸려 온다고 한다. 웰빙과 녹색성장 시대에 산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산림 기부가 활성화돼 더 많은 명품 숲, 국민 숲이 생겨나 국토의 품격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2-04-06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