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하늘 꽃밭/임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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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03-10 00:34
입력 2012-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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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꽃밭/임정옥

바람이 머뭇거리다

하루 더 머무는 숲 있단다

그 숲엔 꽃의 손과 사람 손이

깍지 낀 채 잠이 들고

새벽이면 그 손가락 풀어놓아

손에 끼워진

보석 같은 열매 붉게 익는단다

땀방울 같은 이슬이 송알송알 맺혀

가시 잎에 가려 있던

열매의 잠 깨우면

반지 낀 둥근 손이 빚은 아침

또렷또렷 열매 익어 달콤해진단다

저녁이면 노을 뿌려

열매와 사람이 산딸기 향으로 함께 익는

하늘 꽃밭 여기 있단다.

2012-03-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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