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국적 포기/이도운 논설위원
수정 2011-08-19 00:28
입력 2011-08-19 00:00
최근 들어 세계화 등의 영향으로 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 늘어나면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국적 포기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떠들썩했던 국적 포기 논란의 주인공은 2005년 “꼭 군대에 가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가수 유승준이었다. 유승준은 한국 사회의 ‘역린’ 가운데 하나인 병역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리는 바람에 사회의 공적이 됐고 이후 현재까지 한국 땅에 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유승준 파문으로 이중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상실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유승준 파문에도 불구하고 병역을 회피하기 위한 국적 포기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병역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으로 유학가 국적을 취득하려는 학생들이 추후에 국적을 회복하는 방법이 있는가를 묻고 답하는 법률자문이 넘쳐나고 있다.
법무부 국적난민과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적을 포기한 국민은 13만 777명에 이른다. 국적상실자가 새로 국적을 취득한 국가로는 미국과 일본이 각각 4만 9341명, 4만 8124명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캐나다(1만 8723명), 호주(5954명), 뉴질랜드(1688명)의 순이었다. 과거에는 입양이나 혼인 등에 따른 ‘후진국형’ 국적 이탈이 많았지만 근래에는 노후나 복지 등을 고려한 ‘선진국형’ 이탈이 늘고 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국적도 이제는 필요에 따라 바꾸는 선택 사항이 되고 있다.
프랑스에 귀화했던 최민경의 경우 2007년에 국적을 회복했고, 올해 대한체육회 공채에도 합격했다. 소치 올림픽 이후 안현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1-08-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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