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존경하나 의심되는…/홍희경 사회부 기자
수정 2010-10-02 00:00
입력 2010-10-02 00:00
아닌 게 아니라 여론조사가 대중화되면서 다소 엉뚱한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되거나, 최소한의 과학적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조사도 발표되곤 한다. 예컨대 몇 년 전 배심재판이 도입될 때 사법부는 시민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배심재판에 참여할 것인지”를 물었다. 하지만 정작 배심재판을 받을지 선택권을 지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없었다. 생각난 김에 수용자 대상 여론조사 취재를 시도했더니, 지역별·혐의별로 시민조사 때와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월에 결과가 나온 교원평가제 도입 여론조사에는 16개 시·도별로 학부모와 교원 150~250명씩이 전화 설문조사에 응했다. 응답자 규모가 결론을 일반화시키기에 충분했는지에 대한 고려 없이 이 조사에서 나온 “학부모 86.4%가 교원평가제 도입에 호의적”이라는 결론은 교과부가 입법과정 없이 교원평가제 도입을 강행하는 근거가 됐다.
정치권에서 당 대표를 뽑는 당원들의 잔치인 전당대회를 열 때에도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고, 장관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때도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하는 시대다. 하루에도 몇 개씩 명확하게 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으면서도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느덧 ‘여론조사를 존경하나 의심하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은 아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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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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