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세시에 흰 눈이 내리네’/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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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1-30 00:44
입력 2010-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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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내린다

마당 가득 흰 눈이 내린다

누군 히말라야에 가서 초라한 너를 발견하였다는데

네시 약속을 위해 집을 나서는 길

차마 흰 눈 위에 발을 딛지 못하고

마당가에 섰다가 거대한 나를 보았다

함박꽃이 되어 내리는 올해의 첫눈

너를 찾든 나를 잃든 오늘은 비긴 날로 하자

그러니 우린 하나다

지금이라도 우연히 골목에서 만나면

함박꽃 한 술 떠 서로 먹여주며

아프게 살아온 지난 여름은 잊도록 하자

그래 그러라고

세시가 지나는데 흰 눈이 내린다
2010-01-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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