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고양이와 불우이웃성금/류지영 사회2부 기자
수정 2009-12-18 12:00
입력 2009-12-18 12:00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구 복지재단은 외부 기금을 일절 받지 못하게 돼 있다. 하지만 구 재단이라 해도 구청의 지휘를 받지 않으면 연간 10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때문에 일부 구청은 재단 정관을 고쳐 구와 별개인 것처럼 위장하지만, 여전히 재단에 구 공무원을 파견해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렇게 되면 성금을 맘대로 거두고 나눠주면서도 구 의회의 감사를 받지 않게 된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고 시민들이 모아 준 성금을 구청장이 특정지역이나 계층에 자의적으로 배분해도 이를 견제할 방법이 없다. 구 재단이 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말까지 한다.
구청들이 자신의 손발처럼 움직이는 구 재단을 스스로 개혁할 리 만무하다. 서울시가 나서서 자금 내역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필요하다면 의회와 함께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열거나 관련 조례도 바꿔야 한다. 서울시가 이번 일을 유야무야 넘긴다면 결국 더 큰 비리가 안에서 곪아터지게 된다.
류지영 사회2부 기자 superryu@seoul.co.kr
2009-12-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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