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스틸러스 웨이/육철수 논설위원
수정 2009-11-28 12:52
입력 2009-11-28 12:00
세부 실천사항도 선수라면 응당 지켜야 할 수칙 수준을 담았을 뿐이다. 스로인·프리킥·코너킥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지 않는다. 또 백패스·횡패스로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으며, 고의적인 반칙을 안 하겠다 등등. 보다시피 아주 평범하다. 하지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 처지에서는 이를 준수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경기에 몰입하면 몸이 서로 부딪치고 심판의 오심에 흥분하기 십상이다. 경기당 보통 10㎞를 달려야 하는 선수들로선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갔을 때 잠시 가쁜 숨을 고르기도 한다. 이런 낙()이 없어졌으니 죽을 맛 아니겠는가.
그러나 스틸러스 선수들은 달랐다. 올해 리그 내내 이 다짐을 성실히 지켰다. 그 결과 스틸러스는 물론이고 국내 프로축구계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스틸러스의 경기가 있는 곳엔 박진감이 넘쳤고 관중이 꾸준히 몰려왔다. 기본에 충실하고 정도를 걷겠다고 시작한 작은 실천이 스틸러스팀에 흥행과 좋은 성적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피스컵코리아 우승이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여기엔 스틸러스 웨이를 기안한 김태만 스틸러스 사장과 실천을 이끌어낸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의 노력이 숨어있다. 이들은 경기의 승패보다 팬들의 감동에 더 신경썼다.
스틸러스 웨이가 모기업인 포스코의 경영혁신 사례로 뽑혔다고 한다. 기업이든 스포츠든 역시 기본에 충실해야 좋은 결과를 낳는다. 아무쪼록 스틸러스 웨이가 스틸러스를 세계적 프로축구팀 반열에 올려놓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9-11-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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