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투명한 것들은 나를 통과한다/손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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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5-23 01:22
입력 2009-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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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한 다발 사러 문을 나서다,

기막혀라,

하늘 찬 빛.

나더러 누굴 또 사랑하라고

가을은 내 허리 밑손끝에 와서 찰랑거리다

말없는 해 그림자

나를 따라 자지러지고.

멀리서라도 알 수 있을 것 같은

사철 삼나무들의 작은 몸 떨림.

이미 끝을 알고 있는 아주

오랜 연인들의 마지막처럼

겁도 없이

하늘은 내 마음을

모두 다 내놓으라 한다.
2009-05-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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