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비스에도 디자인이 필요하다/김화종 강원대 컴퓨터학부 교수
수정 2009-05-22 01:22
입력 2009-05-22 00:00
그러나 최근 이루어진 도시 디자인 사업을 보면 표지판 정비, 도시미관 개선, 예술적 조형물 설치 등 외형적인 디자인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즉, 실생활 개선이나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는 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도시 디자인 사업이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고 시설물 이용을 편리하게 하는 수준을 넘어서 도시 서비스 산업을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 디자인 개념을 도시 디자인에 적극 도입하는 것을 제안한다. 서비스 디자인이란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서비스 디자인은 소비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서비스 디자인이 완성된 후에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시각적 디자인이 필요하다.
모든 시각적 디자인의 기획 단계에 서비스 디자인 개념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서비스 디자인 중심의 접근이 시각적 디자인 중심의 접근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설계자가 무엇을 더 중요시하는가이다. 눈에 보이는 최종 산출물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과정 설계의 품질을 높임으로써 우리나라가 서비스 산업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비스 디자인은 달리 표현하면 유용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원에 갈 때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병원이 좋은지, 어느 의사가 나에게 맞는지, 이용절차는 어떤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관광 서비스의 경우에도 문화관광 상품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가격정보, 교통정보, 현지 상황정보, 긴급 안내 정보 등이다.
이와 같이 만족스러운 서비스의 핵심은 필요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적시에 제공해 주는 것이며 서비스 디자인은 바로 정보의 흐름을 잘 설계하여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서비스 디자인은 서비스의 편리성뿐 아니라 안전관리를 위해서도 강조되어야 한다. 공연·축제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서 간혹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대부분 서비스 과정의 치밀한 설계와 상황예측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관광 상품 설계에서도 관광시설물에 대한 시각적 디자인 못지않게 관광객의 체험을 디자인하고 스토리텔링형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디자인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다.
서비스 디자인의 한 예로 어떤 유명한 패스트푸드 점에서는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음료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 고객의 주문이 끝나면 반드시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한 후 3초 이내에 “음료수는 안 드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고 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5초 정도 기분이 좋아져서 음료수를 추가로 주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비스에도 과학이 필요하며 이는 서비스 디자인 과정을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다.
상업적인 서비스 디자인은 이와 같이 앞서 나가고 있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도시 디자인의 경우에도 시각적 디자인 사업뿐 아니라 도시가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서비스 디자인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김화종 강원대 컴퓨터학부 교수
2009-05-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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