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사진기사·인물사진 남용 자제를/김재범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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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1-20 01:04
입력 2009-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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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김재범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새로운 전자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책이나 잡지, 신문들과 같은 인쇄매체들의 입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좁아져 왔다. 다채로운 매체의 등장은 다양하고 풍부한 새로운 형식의 정보 제공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매체 환경에 익숙해진 신세대 신문독자들의 취향은 읽고 분석하던 종래의 형태에서 벗어나 보고 느끼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서울신문의 최근 편집방향은 이와 같은 시대적인 변화에 잘 맞추어 가고 있다. 신문의 거의 모든 면에서 활자로 된 기사와 사진이나 영상, 그림 등 이미지 정보를 조화시켜 읽는 뉴스와 보는 뉴스를 적절히 잘 소화해 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면마다 화려하고 시원한 사진뿐만 아니라 도표 등을 활용해 한눈에 기사의 요점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 돋보인다. 과거의 신문지면과 달리 훑어보기만 해도 주요 뉴스거리가 무엇인지, 내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이미지가 병행된 기사들이 최근 눈에 많이 띈다.

시각적 내용은 뉴스를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며, 복잡한 사안에서 독자들의 긴장완화를 위해 또는 흥밋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사진 및 적절한 일러스트레이션 등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신문의 지면이 시각적이고 화려해지는 만큼, 뉴스의 사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도 못하면서 지면을 산만하게 만드는 사진들이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지난 1월12일자 1면에 보도된 한강의 결빙을 소개하는 사진을 들 수 있다. 내용은 날씨가 추워진 것을 알리는 것이었지만, 경찰들이 얼음을 깨고 있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 왜 경찰들이 얼음을 깨고 있는가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결빙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경찰들이 얼음을 깨고 있다는 내용은 불필요했으며, 얼음을 깨는 것을 언급해야 했다면 그 목적에 대한 설명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사진기사에 대한 또 다른 지적을 한다면, 뉴스 자체를 이해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사진들이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루치 신문에 보도되는 인물사진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셀 수도 없을 지경이다. 까닭에 뉴스 초점이 사안의 본질보다 인물에 지나치게 맞추어져 있지는 않은가를 반문한다.

사례를 들자면, 1월17일자 4면에 보도된 최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를 보도하면서 수많은 인물사진들을 함께 소개한 것이 과연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였나를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삼성의 인사정보가 뉴스거리가 될 수 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도 않은 인사 당사자 개개인들의 인물사진까지 일일이 보도한 것이 독자들에게 과연 얼마나 의미 있는 정보가 되겠느냐는 것이다.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곳곳에서 확인될 수 있다. 독자들의 입장에서 불필요한 인물 사진들이 범람하고 있지는 않은가를 검토해야 한다.

인물사진들의 크기도 정밀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 지난 16일자 10면에 보도된 “포스코 회장직 사퇴합니다.”라는 사진기사를 보자. 회의장에 들어서는 이구택 회장의 사진은 매우 크게 보도되었다. 차라리 사진 크기를 줄이고 왜 회장직을 사퇴하는가에 대한 내용의 기사를 병행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지면의 구성을 다채롭게 하는 사진을 포함한 시각적 도구들을 과거보다 많이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매체와 독자환경에 부응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사진이 게재된다거나, 인물사진을 남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김재범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2009-01-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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