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계룡대에 뜬 별/노주석 논설위원
수정 2009-01-10 00:38
입력 2009-01-10 00:00
장군의 공식명칭은 장관급(將官級)장교. 별을 달면 30여가지가 달라진다. 대통령으로부터 호국·번영·통일을 상징하는 삼정도(三精刀)를 하사받는다. 집무실 앞에는 장성기가 내걸린다. 별판(星板)이 달린 승용차와 전속 운전병이 배치된다. 행정부처의 경우 차관급 대우이다. 지휘관일 경우 참모, 부관, 당번병이 줄줄이 배속되고 공관에는 공관병이 딸린다. 사후에도 특별대접은 이어진다. 대령 이하는 국립묘지에 1평의 공간을 받지만 장군에겐 8평의 넉넉한 유택이 제공된다.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는 장군식당, 장군목욕탕, 장군이발소, 장군전용 스카이라운지가 따로 있다. 대한민국 군인 중 가장 무서운 군인을 ‘장포대’라고 한다. ‘장군진급을 포기한 대령’이란 뜻이다. 군인이 진급을 포기하면 눈에 뵈는 게 없다. 나아가 단위부대 병력과 운영의 실권을 쥔 대령이 상부의 지시나 눈치를 보지 않는다면…. 짐작 되리라.
엊그제 계룡대에 육·해·공군, 해병대 장군 320명이 새해 합동업무보고차 ‘집합’했다. 현역 별판만 492개다. 4성 장군 출신인 이상희 국방장관과 국방부 국·실장 등 예비역까지 합치면 별수는 530개를 훌쩍 넘길 듯하다. 장군 정원 430명 중 74%가 총출동했다. 창군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이날 계룡대 일대는 밤하늘의 별보다 더 빛나는 ‘지상의 별’이 펼친 군무(群舞)에 눈이 부셨을 법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9-01-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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