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나잇값/함혜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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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혜리 기자
수정 2008-10-07 00:00
입력 2008-10-07 00:00
나이에 어울리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얘기할 때 흔히 ‘나잇값도 못 한다.’고 한다.‘나잇값 한다.’는 것은 그 반대의 경우를 빗댄 얘기일 터이지만, 최근들어 좀 다른 생각을 갖게 됐다.

어느덧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지금까지 살아 온 날보다 적은 나이가 되면서 몸의 여기 저기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나 자신도 그렇고, 또래 친구들도 그렇다.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새록새록 실감이 간다. 또래의 지인들로부터는 부모님이 위중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부모님 병환 때문에 병원 출입이 잦다는 친구는 “모두가 우리 나이에 겪어야 할 일들”이라고 말한다.



인생이 즐거움과 행복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요즘 부쩍 나이듦과 질병, 죽음의 문제들이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그게 다 ‘나잇값’ 하느라고 그런다는 결론을 얻고, 인간이라면 모두가 겪는 일이니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스스로 위로한다. 그래도 서글픈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직 수양이 덜 된 탓일 게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8-10-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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