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갈등 부추기는 종교편향/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수정 2008-08-28 00:00
입력 2008-08-28 00:00
종교편향 문제는 종교색 짙은 통치자와의 코드 맞추기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대통령도 자연인인 만큼 종교활동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통합의 상징인 대통령의 종교관이나 지향점은 사려 깊고도 제한적으로 표출되어야 한다.
종파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배타적인 신앙관이다. 최근 한 목사는 공개집회에서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된다.”고 말했다. 도를 넘긴 타 종교 폄훼 행위가 심심찮게 발생해 기독교계 내부에서조차 우려가 일고 있다.
밤을 새워가며 토론해도 접점을 찾기 힘든 것이 종교 문제다. 자신에게는 절대적이어도 타인에게는 결코 절대적일 수 없는 명제다. 그렇기에 구성원간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종교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법적·사회적 ‘전제’다. 문제가 되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을 치르게 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외국의 경우와 같이 종교간에 극단적인 분쟁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잇따르는 공직자들의 종교 편향적 언행은 종파 갈등의 불씨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보다 화합을 도모해야 할 사람들이 종교를 갈등의 광장으로 끌어들이는 구실을 하는 현실은 참으로 한심하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2008-08-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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