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환등기/임태순 논설위원
임태순 기자
수정 2008-07-22 00:00
입력 2008-07-22 00:00
아 그래, 어린 시절 환등기란 게 있었지. 시골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시청각 수업시간이 되면 후미진 곳에 있는 시청각 교실로 이동했다. 커튼을 치고 환등기를 통해 본 선진국의 도회지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몇년 뒤 겨울방학에는 서울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형이 사온 환등기를 수건 등으로 창문을 가린 뒤 동네친구들과 보기도 했다. 물론 수건을 걷으면 모든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햇빛에 눈이 부셨다.
컴퓨터에 열중하는 딸아이에게 환등기를 아느냐고 물어보니 그게 뭐냐는 답이 돌아온다. 우리에게 다가왔다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이 어디 환등기뿐이겠는가.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08-07-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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