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기업 개혁 후퇴는 없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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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7-19 00:00
입력 2008-07-19 00:00
새 정부가 ‘고비용·저효율’의 상징으로 지목했던 공공부문에 대한 개혁이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 청사진을 당초 6월까지 제시하기로 했다가 ‘촛불정국’의 여파로 7월로 연기한 데 이어 다시 8월로 늦출 것이라고 한다. 공기업 개혁 주체도 청와대에서 각 부처로 일임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그 과정에서 민영화 대상은 대폭 축소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CEO만 ‘내 사람’으로 물갈이하는 식의 무늬만 개혁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함에도 강도와 시기를 조절할 수밖에 없는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불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민영화 괴담’이 갖는 폭발력은 촛불집회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그럼에도 추진일정과 청사진을 쉬쉬해가며 공기업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반대세력에 또 다른 반발 명분만 줄 뿐이다. 광우병 파문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기는 했으나 공기업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참여정부 5년 동안 공기업 임직원은 6만 5000명이나 늘었다. 급여도 ‘돈잔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마구잡이로 늘렸다. 그럼에도 대국민 서비스는 달라진 것이 없다. 공공부문이 비대해지면 민간부문은 위축된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잠재성장률 확충의 탈출구로 공공부문 개혁을 지목하지 않았던가. 정부는 더 이상 ‘공기업 선진화’라는 수식어로 개혁 후퇴를 덧칠하지 말기 바란다.

2008-07-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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