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능소화/김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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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7-15 00:00
입력 2008-07-15 00:00
봄날 동백이 눈물처럼 후두둑 지듯 한여름 능소화가 싱싱한 채로 통꽃 그대로 뚝 떨어진다.

황홀하지만 헤프고 천박한 꽃이라는 혹평도 뒤따르지만, 능소화는 옛날 상민이 집에 심으면 관가에서 잡아다 곤장을 쳤다는 일설이 전해지는, 이른바 ‘양반꽃’이었다. 호암 문일평은 1930년대 펴낸 화하만필에서 ‘서울에 이상한 식물이 있는데 나무는 백송(白松)이요, 꽃은 능소화(凌花)다.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으로 수백년 전 연경에 갔던 사신이 들여왔다. 오늘 날 선조의 아버지 덕흥군의 사당이 있는 사직동 도장궁에 유일하게 있다.’고 썼을 정도다.



고 박경리 선생은 소설 토지에서 ‘미색인가 하면 연분홍 빛깔로도 보이는’ 능소화를 최참판댁의 상징으로 종종 등장시켰다.“환이 눈앞에 별안간 능소화 꽃이 떠오른다. 능소화가 피어 있는 최참판댁 담장이 떠오른다.” 출근길 ‘한남대교 오거리’ 시내버스정거장 옆 담장을 타고 올라 한창 꽃을 피우는 능소화를 본다. 능소화의 해금을, 양반꽃의 대중화를 생각한다.

김인철 논설위원
2008-07-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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