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기업 선진화가 낙하산 인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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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7-14 00:00
입력 2008-07-14 00:00
‘4·9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했던 안택수 전 의원이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내정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또다시 거세게 일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18만여 기업에 28조원(6월 말 현재 보증잔액)을 보증해주는 금융공기업으로 CEO 자질의 으뜸 요건은 전문성이다. 하지만 안 전 의원의 경력은 금융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정보통’으로 꼽혔던 정형근 전 의원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내정됐다는 말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했다지만 지난 정권에서 치과의사 출신인 이재용 전 환경장관을 그 자리에 앉힌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우리는 그동안 누차 공기업 기관장의 ‘코드’ 인선을 경계한 바 있다.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인사로는 공기업 선진화를 추진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촛불정국에서 공기업 민영화 반대론이 여론의 지지를 얻은 것도 제사람 챙기기식의 인사와 무관하지 않다. 이명박정부가 공기업의 폐단으로 지목한 ‘장수인자’와 ‘비만인자’, 자회사를 많이 두려는 ‘다사인자’도 따지고 보면 낙하산인사에서 기인한다. 실세에 기대어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공기업과 정통성을 갖지 못한 CEO가 공모하면서 이같은 유전인자를 양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공기업 기관장 인선기준과 관련, 전문성과 능력을 위주로 한 대대적인 공모를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공모과정에서는 ‘적임자가 없다.’는 등의 핑계를 대면서 대선 공신 위주로 짜맞추기를 하고 있다.‘고소영’ ‘S라인’으로 지탄받은 인선기준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증거다. 이렇게 해서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MB정부가 진정 ‘발전’과 ‘통합’으로 나아가려면 분열을 자초하는 공기업 CEO 인선기준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2008-07-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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