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나비의 꿈/최태환 논설실장
수정 2008-06-17 00:00
입력 2008-06-17 00:00
삶은 웅변일까, 침묵일까. 오랜만에 친구 소식을 들었다. 몇 년전 스스로 공직생활을 접었다. 충청도 산골서 버섯과 산나물을 벗삼아 살고 있다. 못 견뎌 하던 부인도 남편을 놓아주었단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외로워졌을까.‘침묵의 삶’이 낯설고, 부럽다.
은둔가수 김두수의 ‘나비’가 떠오른다.‘에헤라 내가 꽃인 줄 알았더냐/내가 네 님인 줄 알았더냐/너는 훨훨 하늘로 날아올라/다른 꽃을 찾아 가거라/…아하 눈 멀고 귀 먼 내 영혼도/그저 나비처럼 날고 싶지’ 삶을 버거워하며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사는 그다. 그저 흐느적 날고 싶다 했다.
친구는 산촌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뭘 생각할까. 구름 밖에 구름 있고, 꿈속에 꿈이 있단다.(雲外雲夢中夢)침묵서 만나는 자연이 곧 나라는데…. 도심의 ‘창백한 고독자’에겐 머나 먼 화두다.
최태환 논설실장
2008-06-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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