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 육류업체 자율결의가 ‘답신’ 일 수 없다
수정 2008-06-05 00:00
입력 2008-06-05 00:00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협정(SPS)에 따르면 국제 기준을 뛰어넘는 위생·검역 규제를 적용하려면 ‘충분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미국측이 재협상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는 것은 ‘충분한 과학적 증거’ 제시 없이 한국민의 정서를 이유로 합의문 변경을 요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민간의 자율결의만으로 ‘촛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다. 뒤늦게 검역주권을 행사하겠다지만 미국 수출업체의 ‘처분’에 맡기는 듯한 정부의 태도는 너무 저자세로 비친다. 재협상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
쇠고기 협상의 잘못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당위성은 이미 적잖이 훼손됐다. 미국에서도 버락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대선 전 한·미 FTA 비준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변수까지 감안해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이젠 시간이 걸리더라도 쇠고기 재협상을 당당하게 요구해 미국 정부의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
2008-06-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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