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오래된 사랑’/이상국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8-05-24 00:00
입력 2008-05-24 00:00
이미지 확대


백담사 농암장실 뒤뜰에

팥배나무꽃 피었습니다

길 가다가 돌부리를 걷어찬 듯

화안하게 피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몇백년이나 걸렸는지 모르지만

햇살이 부처님 아랫도리까지 못살게 구는 절 마당에서

아예 몸을 망치기로 작정한 듯

지나가는 바람에도

제 속을 다 내보일 때마다

이파리들이 온몸으로 가려주었습니다

그 오래된 사랑을

절 기둥에 기대어

눈이 시리도록 바라봐주었습니다
2008-05-24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