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밥통 교수 82명’ 강원대의 고백
수정 2008-04-09 00:00
입력 2008-04-09 00:00
학교측이 외부에 알려지면 부끄러운 조사를 한 까닭은 교수의 연구실태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연구 역량을 강화해 학교의 위상을 높이지 않으면 법인화됐을 때 다른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와도 경쟁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강원대의 교수 1인당 논문 건수는 0.55건으로 전국 대학중 25위를 차지했는데 1위와의 차이가 무려 9.4배에 이르렀다. 학교의 질을 이루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교수의 자질이다. 학문적 성과와 업적이 있는 교수 밑에서 배우고 싶은 게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마음일 것이다. 지방대가 위기라고 한다. 스스로를 깎아내는 개혁과 단련이 없으면 도태는 필연적이다.KAIST, 서울대 등에서 시작된 대학사회의 ‘철밥통 깨기’는 지방대라고 예외가 아니다. 강원대의 뼈아픈 고백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전단계일 것이다. 형식적인 심사를 거쳐 정년을 보장 받고 논문을 쓰지 않아도 되는 구조에서 대학의 미래는 없다.
2008-04-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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