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프로슈머 시대의 기사쓰기/금희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 교수
수정 2008-03-11 00:00
입력 2008-03-11 00:00
보도대상이 되는 정치, 경제, 사회적 사안을 정치인·기업인 입장이 아닌 독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을 제안한다. 새 정부 내각인선 보도를 살펴보면 대부분 내정자들의 재산, 자녀, 표절 관련 도덕성 검증을 둘러싼 정치공방이다. 야당은 폭로하고 여당은 문제없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정치인들의 싸움을 구경꾼 입장에서 쓴 기사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표절문제가 대두됐을 때, 표절이 어떤 것이고 왜 문제가 되는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의와 원칙을 제공하고 그에 따라 정치 공방을 해석한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치인들의 주장은 이제 신문에서 보도하지 않아도 정당 홈페이지와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브리핑자료로 충분히 알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조성됐다. 현재 신문에서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닌 사안을 바르게 해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와 시각, 그리고 토론의 공간이다.
독자들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보도는 기자들의 더 많은 노력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이번 총선에서는 더 이상 경마식 보도, 네거티브 폭로가 중심이 되지 않도록 창의적 기사쓰기를 제안한다. 기자들의 적극적인 현장취재를 통해 우리 지역사회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 각각 어떤 것이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일꾼으로 어떤 인물이 적합할지 국민들이 토론할 수 있는 진정한 공론장을 제공해 주기 바란다.
캐서린 쿡(마이이어북닷컴 창업자)은 앨빈 토플러가 30년 전에 얘기한 프로슈머가 앞으로 미디어 환경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중요한 세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자들은 더 이상 구경꾼으로 사회적 사안을 대하지 않는다. 독자들은 정보의 단순한 소비자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고 생산과정에까지 참여하고 있다. 기자들도 이제는 브리핑 자료를 가지고 책상에서 쓴 기사를 지양해야 한다. 독자들을 현장에서 취재하고 생산과정에 참여시키는 시민 저널리즘적 트렌드를 기사쓰기에 반영해야 한다. 프로슈머의 시대에 서울신문이 뒤떨어지지 않고 언론으로서 독자 영역을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금희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 교수
2008-03-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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