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이분법 세상/육철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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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철수 기자
수정 2008-02-28 00:00
입력 2008-02-28 00:00
세상살이만큼 복잡한 게 없다.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 총명한 사람과 우둔한 사람, 친한 사람과 소원한 사람…. 따지자면 끝이 없다. 이런 사람들과 복잡다단한 조합관계로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다.

하지만 단순한 것 또한 인생사다. 가벼운 수술로 사흘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아내는 “병원에 있으니 세상에는 건강한 사람과 아픈 사람만 있는 것 같더라.”라고 했다. 병원 신세를 지는 처지에선 당연히 그럴 게다. 건강을 잃은 마당에 남보다 더 잘나고 더 총명함을 따져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달 전엔 노쇠한 장인어른이 갑자기 입원한 요양병원에 들렀다. 거기엔 삶과 죽음만 있었다. 병실에 누워 사투를 벌이는 사람에게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해본 생각이다. 살아가면서 서로 지지고 볶고 미워하며 증오하는 것은, 어찌 보면 건강해서 그런 것이라고…. 세상만사가 아무리 복잡하다지만 극한 상황에 처해 봐야 세상을 단순하게 볼 수 있다. 인간의 한계일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8-02-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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