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택의 날, 꼭 투표합시다
이번 선거전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혼탁의 연속이었다. 후보 경선전부터 그랬다. 의혹 제기·비방·흑색 공방이 난무했고 정당·정치 세력간 이합집산의 혼전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12명의 후보가 나서는 사상 최다 후보의 선거가 됐다. 정책이나 공약대결은 일찌감치 실종됐다. 공약 검증은 경부대운하 시비 정도가 국민들이 기억하는 전부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유권자들로서는 당혹스럽고 짜증스러운 선거판이었다. 더욱이 선거 이틀을 앞두고 국회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특검법안이 통과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선거 후유증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상 최악의 선거라는 지적에 공감이 간다.
하지만 선거전이 아무리 혼란스러웠다 하더라도, 선거를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선거판이 엉망이고, 후보 판단 기준의 진실이 가려지지 않았다 해서 선택의 의무와 권리마저 포기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과 심판이 절실하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뽑아야 한다. 가능한 한 많은 유권자들이 권리 행사의 실천을 보여야, 선택의 결과를 공유하고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그래야 많은 국민들이 당당하게 새로운 정권의 참여자와 비판자로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다. 선거전의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여러가지 부정적 행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능성도 함께 보였다. 지역주의 탈피, 탈이념의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계층간 갈등 역시 첨예화하는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후보들의 이전투구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의 의식이 그만큼 성숙하고 돋보였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마무리도 유권자들의 몫이다. 투표장으로 나가자. 나의 소중한 한 표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