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화장실 대화/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수정 2007-09-13 00:00
입력 2007-09-13 00:00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신문사 논설위원들에게 푸짐하게 술을 냈다. 거나해질 무렵 화장실 변기 앞에 지금은 작고한 송건호 선생과 나란히 서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송 선생에게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남재희 전 의원은 “방광의 압박을 풀었기에 박 전 대통령의 기분이 좋은 때”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딸깍발이 송 선생은 지방 산업시찰을 희망하는 데 그쳤다.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은 중·일 관계가 나쁠 때 아소 다로 전 일본 외교장관과 화장실에서 20여분간 대화를 나눠 해빙무드를 만들었다고 얼마전 밝혔다. 화장실에서 평소 서먹했던 이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보자. 쑥스러울 듯싶지만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9-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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