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로벌경쟁시대 승자가 되는 길은?/박성중 서울 서초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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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8-24 00:00
입력 2007-08-24 00:00
세계의 상업·금융·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은 5개 자치구 가운데 하나인 맨해튼 덕분에 수도 워싱턴보다 더 관심이 집중되고, 연 4400여 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자유의 여신상, 월스트리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센트럴파크 등 맨해튼 하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랜드마크(상징건물)가 수없이 많다.

영국 런던(33개 자치구)의 경우 세계금융의 중심지로 도약한 더시티, 뮤지컬의 본향인 웨스트엔드, 하이드파크, 대영박물관 등으로 인해 지난 한 해에만 3000여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프랑스 파리(20개 자치구)는 루브르박물관, 에펠탑, 퐁피두센터 등으로 인해 연간 4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일본의 도쿄(62개 자치단체)도 신주쿠주, 중앙구를 중심으로 연간 1200만명이 방문해 황궁과 도쿄만을 관람하고 쇼핑을 즐긴다. 이처럼 세계적인 도시는 외국방문객들로 넘쳐나고 그로 인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2006년 5000만명이 방문한 서울의 현주소는 어떤가. 박물관, 문화재, 공원, 랜드마크 등의 수에서 절반에도 못 미치는데,10∼20년 내에 이들을 따라 잡고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가. 또 전략은 있는 것인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된 지 오래다. 국내의 경쟁을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시대에 우리도 이제 세계적인 도시에 견줄 만한 ‘명품도시’를 키워야 한다. 이처럼 분명한 목표가 있음에도 ‘우리는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가.’ 되새겨 보아야 한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2단계 국가 균형발전대책이나 서울시 재산세 공동세안은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인구를 분산시키고 자원을 균등분배하는 것으로 균형이 이뤄지고 경쟁력이 키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같은 인위적 균등발전론은 구(舊)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국가 몰락에서 보듯 실패한 역사일 뿐이다. 이와 반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일류도시들은 특정구역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 도시 내 다른 지역의 경쟁과 발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즉, 경쟁력 있는 곳은 집중 지원해 키우고, 그 밖의 지역은 각각의 특색을 살린 여건을 형성해 도시간의 편차를 줄임으로써 전체적으로 크게 키웠던 것이다. 이것이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데 있어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충실한 전략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서울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균형발전 차원에서 상업지역 등을 무분별하게 남발해 서울을 특색없는 평면도시로 개발할 게 아니라 특정 지역을 맨해튼 같이 특별구역으로 발전시켜 글로벌시대에 경쟁할 수 있는 지역으로 육성해야 한다.

오늘날의 세계는 국경이 사라지는 ‘쇼핑의 시대’이다. 도시를 잘 가꾸지 않으면 방문객의 발길도 끊기고 쇼핑에서 외면당할 뿐 아니라 경쟁력마저 사라진다.

이제는 거시적인 시각으로 경쟁력 있는 곳에 아낌없이 지원·육성하는 세계 일류도시들의 전략을 배워 서울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것이 진정 글로벌 경쟁시대에 승자가 되는 길이라고 본다. 이렇게 함으로써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서울을 물려 주는 것이 진정한 우리의 사명이 아닐까.

박성중 서울 서초구청장
2007-08-2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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