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운하 보고서’ 누가 왜 변조했나
수정 2007-06-20 00:00
입력 2007-06-20 00:00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그제 국회 건교위에서 언론을 통해 유포된 37쪽짜리 대운하 보고서는 정부 태스크포스팀에서 만든 보고서가 아니라고 밝혔다. 정부 보고서는 9쪽이며, 공개된 37쪽 보고서에 일부 인용되긴 했지만 대운하의 노선 길이·사업비 등 내용과 글자체가 상당히 다르다고 했다.37쪽 보고서에는 대통령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VIP’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MB(이명박)측 동향’ 등 정치용어가 섞여 있었다. 정략적 목적으로 보고서를 가공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 장관 스스로도 “누군가 의도를 갖고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은 노무현 대통령이 파문의 정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이 대운하의 타당성을 거론한 뒤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돼 보고서를 생산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의혹의 눈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청와대는 변조 의혹이 일자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토록 건교부에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자체조사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 역시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뒤엉킨 정치공작의 실체를 규명하지 않고서는 대선판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관위가 정부의 대운하 보고서 작성과정을 조사하고 있으나 변조 의혹까지 풀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전 시장측은 국회 국정조사를 거론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검찰이 나서 빠른 시일안에 진상을 파헤침으로써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
2007-06-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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