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부부 여행/이용원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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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4-28 00:00
입력 2007-04-28 00:00
지난 주말 문상을 하느라 경북 안동시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혼자 갈 생각이었다. 군대친구인 상주가 아내와는 만난 적이 없는 데다 문상 길에 꼬박 하루를 잡아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내가 따라나선다고 했다. 쉬는 날이면 밀린 잠 자기에 바쁘던 사람이 의외였다. 어쨌거나 기왕 안동에 가는 길이니 도산서원·하회마을도 둘러보고 하룻밤 묵고 오기로 했다.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었는데도 아이들 먹거리다 뭐다 준비하고 나니 점심 때가 되어서야 출발했다. 도로는 이미 정체가 심했지만 아내는 마냥 즐거운 기색이었다. 나 자신도 여느때와 달리 홀가분한 느낌이었다. 왜일까. 아차, 그렇군! 아이들을 떼어놓고 둘만이 여행길에 나선 게 결혼 20여년만에 처음이었던 것이다.



이번 1박2일 여행이 우리 부부에게는 정말 자유로웠다. 그동안 너무 아이들에 얽매여 산 건 아닐까. 우리는 석달에 한번 둘만이 여행하는 기회를 갖기로 약속했다. 아내와 내가 이 약속만은 꼭 지키리라고 나는 예감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2007-04-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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