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나는 걷는다/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수정 2007-04-27 00:00
입력 2007-04-27 00:00
광화문 길을 걷는다. 광화문 복원 가림막이 부담스럽다. 어느 화랑으로 들어섰다. 시사그림 전시회다. 카툰은 과장이고 압축이다. 한·미 FTA가 싫고, 대추리를 멍들게 한 미국이 밉다. 부풀려진 남성 심벌은 마초들의 반성을 촉구한다. 그림들 주변엔 리플이 옹기종기 붙어있다. 문구들이 발랄하다. 한쪽에 리플용 종이가 비치돼 있다. 집어들었다가 이내 놓았다. 나까지 보탤 것 있나 싶어서다.
세종문화회관 뒷길로 들어섰다. 주차장으로 쓰던 공간이 쉼터로 변했다. 소나무와 들풀이 상큼하다. 야외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야청빛 저녁이면 들길로 가리라/…말도 생각도 하지 않으리/나는 가리라 떠돌이 처럼/연인과 함께 가듯 저 자연속으로” 랭보의 ‘감각’이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2007-04-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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