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지독한 갈증/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수정 2007-04-14 00:00
입력 2007-04-14 00:00
어느 평론가는 그랬다. 술은 자신을 죽이면서라도 채워야 했던 갈증이라 했다.“보들레르가 말하는 ‘가슴 찢는 지독한 갈증’만큼 깊이가 아득할 것 같다.”고.‘알코올과 예술가’(라크루아 지음)를 번역한 백선희씨의 독백이다. 그러나 황순원은 “술이 외로움을 풀어 줄 수도, 받아들여 줄 수도 없다.”고 했다. 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에서였다.
시인 세 사람과 식사를 같이했다. 공교롭다고 할까. 셋 다 술을 거의 못했다. 혼자 소주 한 병을 홀짝거렸다. 함께했던 최창일 시인의 글이 생각난다.‘굵은 비가 창문을 두드립니다/…커피를 마시고 싶습니다/침묵을 마시고 싶습니다’ 술에 취하느니 잉크에 취하는 것이 낫겠다는 플로베르가 떠오른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2007-04-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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