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사 시계 거꾸로 돌린 ‘일해공원’
수정 2007-02-01 00:00
입력 2007-02-01 00:00
1987년 6월항쟁의 결과로 국민이 민주적 권리를 되찾기까지, 전씨가 총지휘한 군부 독재정권 아래서 우리 사회는 박종철·이한열을 비롯한 숱한 이의 죽음과 피·눈물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러한 전씨에 대해 법원은 1·2심에서 군사반란죄·내란죄 등을 적용해 사형선고를 내렸다. 이후 대법원이 무기징역으로 감형한 까닭은, 죄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국민 화합을 위해서였다. 법률적 판단 말고도 전씨에 대한 역사적 평가 또한 결론 났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의 죄과가 워낙 명백하므로 시대가 바뀐다 해서 달라지지는 않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합천군이 공원 명칭에 ‘일해’를 고집한다면 어떤 이유로도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 국민 대다수에게 ‘전두환공원’의 등장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짓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해공원이라는 이름이 혹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다소라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합천군민은 더욱 크고 중요한 것을 잃을 게 뻔하다. 이제 군민들이 적극 나서 그 추악한 이름을 버려야 한다.
2007-02-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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