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물쇠 학원’에 아이 맡기는 부모
수정 2007-01-20 00:00
입력 2007-01-20 00:00
우리는 ‘자물쇠 학원’이 성행하는 세태를 이 시대 사회병리적 현상의 하나라고 판단한다. 아울러 그 바탕에는 부모의 잘못된 자녀관·교육관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먼저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아무리 학업 성적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하나 방학을 맞은 자녀를, 외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몽둥이 찜질’까지 벌어지는 공간에 매일 12시간씩 잡아둔다는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다. 또 무작정 아이들을 붙잡아 두고 공부를 시키면 성적이 나아지리라는 인식도 교육에 관한 무지·몰이해가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듯해 안타깝다.
학교에서는 가벼운 체벌을 당해도 학생·학부모가 난리를 치면서 학원에서는 매를 맞아도 싸다고 동의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학부모의 의식 변화가 선행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교육이 믿음을 되찾아야 한다. 교육당국도 관련법규가 없다고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청소년 인권보호라는 차원에서 ‘자물쇠 학원’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2007-01-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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