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헌 발의 앞서 야당부터 설득하라
수정 2007-01-12 00:00
입력 2007-01-12 00:00
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몇가지 의구심을 해소시켰다. 개헌에 신임을 걸거나, 개헌안이 부결되더라도 불신임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임기단축 카드를 들고 나와 정치판을 흔들 것이란 관측을 부인한 것이다. 개헌 문제와 별개로 이 약속은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 노 대통령은 또 야당이 개헌을 전제로 탈당을 요구하면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대선의 공정한 관리와 관련해 대통령이 탈당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탈당카드 역시 너무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노 대통령이 야당을 반(反)민주적이라며 자극하는 발언을 한 점은 개헌 추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헌법을 자주 손대도 된다는 발상이나 여대야소(與大野小)라야 국정이 안정된다는 주장도 개헌의 당위성을 높여주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야당 대선주자가 앞서가는 국면을 흐트러뜨리고, 여당내 통합신당 논의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개헌을 추진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한 개헌은 성사되지 못한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일각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일반 국정에 전념하면서 조용히 정치권 설득노력을 벌이고, 여의치 않으면 개헌 발의에 신중해야 한다.
2007-01-12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