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옛 그대로/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수정 2006-12-27 00:00
입력 2006-12-27 00:00
작고한 박생광도 극단의 평가를 받았던 화가다. 그는 불화, 무속화 등의 토속 이미지를 단청의 강렬한 원색으로 재탄생시켰다. 노을보다 붉고, 바다보다 푸르다. 하지만 한국, 일본 모두로부터 외면 받았다. 일제땐 지나치게 조선적이라며, 광복 후는 왜색이 넘쳐 난다며. 색치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일흔까지 기다려서야 혹평이 찬사로 바뀌었다.
공지영은 최근 인터뷰에서 “좌, 우가 뭐래도 길들여지지 않고 싶다.”고 했다. 박생광은 꾹꾹 눌렀던 예술혼을 말년에 터뜨린 뒤 “봄이 온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은 다 했다.”고 세상과 화해했다. 그리고 아호(乃古)처럼 ‘옛 그대로’ 떠났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2006-12-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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