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대선법칙/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수정 2006-12-16 00:00
입력 2006-12-16 00:00
2004년 조지 부시와 존 케리의 대결에서도 징크스들은 운명의 결전을 벌였고, 명암이 갈렸다. 이 가운데서도 80년 전통(?)을 자랑하던 ‘레드스킨스 징크스’의 패배가 극적이다. 미식축구팀 레드스킨스가 대선 직전 마지막 홈경기를 지면 집권당이 패한다는 이 징크스는 1936년 루스벨트 대통령 재선 이후 2000년까지 17차례 대선에서 모두 적중했으나,2004년 부시의 승리로 18연승에 실패했다.10월 주가가 0.5%포인트 이상 떨어지면 집권당이 지는 ‘10월 주가 징크스’도 1904년 이후 이어온 6연승을 마감했다. 반면 ‘전시(戰時)대통령 불패론’은 1812년 이후 6차례 모두 적중했고,‘청소년 설문조사’도 당선자 예측에 성공해 1956년 이후 13전12승의 승률을 기록했다. 역사가 짧은 우리 정치에도 몇차례 대선을 관통한 ‘법칙’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연합후보 필승론’이다.3당 합당의 김영삼,DJP연합의 김대중, 후보단일화의 노무현 등 지난 세 차례 대선 모두 다른 정치세력과 손 잡은 후보가 이겼다. 이는 충청도에서 이겨야 대권을 쥔다는 ‘지역연합 필승론’으로도 연결된다.1992년엔 영남과 충청의 ‘동부연합’이,1997년엔 호남과 충청의 ‘서부연합’이 승리했다.2002년에도 민주당이 JP(김종필)의 공백을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메워 이겼다.
‘서울시장 선거가 대선주자의 무덤’이란 말도 있다. 당선되면 이명박, 고건 전 시장처럼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지만 떨어지면 정계은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1995년 박찬종,1998년 최병렬,2002년 김민석씨가 예다. 최근엔 ‘대선 1년 전 지지율 1위 후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괴담’이 정가에 나돈다.1997년의 박찬종,2002년의 이회창 후보를 이르는 말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선 펄쩍 뛸 일이다. 하나 그만큼 우리 정치의 가변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 하겠다. 경선후보의 탈당과 후보연대, 정계개편 등 온갖 변수들이 뒤엉키면서 대선 직전까지 후보 지지율이 춤춰 온 것이 우리 정치다. 대선 1년 전 선두가 당선되든, 무조건 떨어지든 이제 우리도 예측 가능하고 안정된 대선법칙을 가질 때도 됐으련만….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6-12-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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