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목장이 산림을 훼손해서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6-11-21 00:00
입력 2006-11-21 00:00
수목장이 산림 훼손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한다. 장묘 업자들이 유가족의 성묘 장소를 만들기 위해 숲을 훼손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또 수목장 주변에 각종 석물을 설치하기 위해 함부로 벌목하는 예도 있다고 한다. 친환경적인 장묘제도라는 취지가 무색하다.

우선 사찰이나 개인 등 수목장 운영업자가 난립하고 산림 훼손이 심각한데도, 행정당국이 고민한 흔적을 보이지 않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규제가 엄격한 공원묘지나 납골당과는 달리 수목장은 사업자가 임의로 자신의 땅에 만들어 분양할 수 있는 허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훼손이 안 되도록 관리하고 지도하는 것은 기본이다. 법률적인 규제나 관리 규정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할 일이 아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도권 수목장의 경우 수목장용 나무 한그루 값이 최소 2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앞으로도 난립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공원묘지로 허용된 땅이 아니면 개인 소유의 땅이라도 매장이나 비석 설치 등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조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법안 정비와는 별도로 국민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는 게 시급하다. 살아있는 동안 본의 아니게 자연을 훼손했던 채무를 죽으면서 자연에 돌려주겠다는 게 수목장의 기본 정신이다. 이런 수목장이 그 취지와는 정반대로 새로운 환경파괴의 빌미가 된다면 망자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소박한 꿈을 유가족이 꺾어서야 되겠는가.

2006-11-2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