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값대책 이젠 원칙마저 포기하나
수정 2006-11-04 00:00
입력 2006-11-04 00:00
하지만 공급 확대를 위해 지금까지 견지해온 원칙을 저버린 감이 없지 않다. 정부는 판교신도시나 서울 은평뉴타운지역의 분양가가 치솟은 것은 기반시설 비용을 시행업체에 떠넘긴 탓이라며 ‘원래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990년초 분당 등 5대 신도시 개발 이후 기반시설 비용을 분양가에 전가한 것은 ‘수익자 부담원칙’ 때문이었다. 그런데 특정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세금을 투입한다면 또 다른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용적률·건폐율 완화도 마찬가지다. 판교신도시 입안 당시 정부는 환경론자들의 저항에 밀려 ‘공급보다 쾌적한 환경’ 논리를 동원하지 않았던가. 다가구와 다세대 주택의 주차장 시설 기준 등 규제 완화 역시 주차난과 주거환경 악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게 너무도 뻔하다.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작 평가를 받는 것은 실수요를 투기적 가수요로 오인하는 등 시장 수급구조를 강압적으로 비틀려 했기 때문이다. 행정력으로 시장에 맞섰다가 참담한 패배를 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주택은 공공재라는 식의 억지 논리부터 접어야 한다. 시장이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하는 것이다.
2006-11-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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