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엘니뇨 경제
육철수 기자
수정 2006-11-01 00:00
입력 2006-11-01 00:00
엘니뇨는 동태평양 페루 인근지역에서 주로 시작되며 바닷물의 온도가 0.5도 이상 높은 상태로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계절의 변화를 방해하고 생태계를 파괴한다.1973년에 발생한 엘니뇨는 세계 1위이던 페루의 수산업을 몰락시키고 이 나라 경제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페루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안초비(멸치류의 작은 물고기)는 가축의 사료용이었는데, 이게 떼죽음을 당하자 미국의 축산 농가들이 콩을 대체사료로 대거 사들이는 바람에 한국도 한바탕 콩값 파동을 겪었을 정도였다.
역사를 바꿀 만큼 무서운 엘니뇨가 올 연말과 내년 초 사이에 또 발생할 것이란 예보다. 그래서 나라마다 기상이변에 따른 재해는 물론이고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어서 벌써 투기자금은 국제곡물시장에 몰려들고, 밀과 옥수수 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한다. 당장 곡물 수입의존도(73%)가 높은 우리나라는 불황에다 물가까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까봐 걱정이다.1998년과 2003년에도 엘니뇨 때문에 경제가 고전한 터라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엘니뇨가 있었던 1998년에 GNP 9조달러의 11%인 1조달러가 날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산업의 70%가 날씨 영향권에 있다는데, 변변한 엘니뇨 전문연구기관 하나 없으니 올해도 꼼짝없이 당해야 할 신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6-11-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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