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고단한 노인/임태순 편집부국장
수정 2006-09-07 00:00
입력 2006-09-07 00:00
할아버지를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우선 개발시대에 그들 세대의 열정과 근면이 없었으면 오늘의 우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마음 한 구석에선 빚진 기분도 든다. 한편으론 복지사회를 맞아 노인 일자리 마련에 소홀했다는 자책감이 인다. 고령자를 위한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마련해 드렸으면 이른 아침 지하철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가지 수거도 경쟁이 치열하다. 때론 다른 할아버지와 마주치기도 한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승객을 밀치며 급히 수거할 때는 신경에 거슬린다. 공중 도덕을 중요시하는 시민사회에서 에티켓이 실종된 느낌이 든다.
신문을 수거하는 할아버지 모습이 내 안에 투영돼 일어나는 개발시대, 시민·복지사회의 복잡다단한 단면들이다.
임태순 편집부국장 stslim@seoul.co.kr
2006-09-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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