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베시대 한·일 관계 미리 대비해야
수정 2006-09-02 00:00
입력 2006-09-02 00:00
아베 장관이 한국·중국과 관계개선을 강조한 점은 일단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있어서 고이즈미 총리보다는 유연한 편이다. 반면 대북 정책이나 역사 문제에서는 강경하다. 평화헌법의 전면개정으로 일본의 군사·경제적 팽창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즈미 시대의 한·일 관계가 야스쿠니·독도 대립으로 일관했다면 아베 시대의 대치전선은 더 근본적인 부분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일본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베 장관의 한국관은 만들어지는 중이라고 한다. 미국에는 노골적 호감을 보이고 있고, 호주·뉴질랜드·인도에 우호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그가 한국을 미국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야 할 나라라는 인식을 갖도록 사전 외교노력을 벌여야 한다.
특히 청와대와 정치권이 아베 장관과 직접 연결되는 인맥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대치국면을 정치력으로 풀 정·관계 막후채널을 복원해야 한다. 현장의 외교관에게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 외교채널에서 협상이 무르익고 있는데 한쪽의 수뇌부가 정치적 판단으로 틀어버리면 양국 관계는 정상화되지 못한다. 정부는 아베 정권 출범 후 중국에 앞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 바란다. 아베 장관에게 고이즈미 외교를 답습하지 말고 열린 국제시각을 갖도록 강력히 충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2006-09-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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