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F-15K 추락 조사결과 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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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8-19 00:00
입력 2006-08-19 00:00
공군은 지난 6월7일 동해상에서 추락한 F-15K의 사고원인이 조종사가 기체 고도를 높이려다 가중된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갑자기 의식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기체 결함도, 사고기를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한 공군의 잘못도, 조종사의 과실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전투기가 추락해 혈세 1000여억원이 바다로 사라졌다는 얘기다. 사고 직후 공군과 기체 제작사인 보잉, 엔진 제작사인 GE 등 군내외 전문가들이 치밀한 조사 끝에 내린 결론이라지만 수긍하기에는 ‘황당하다.’는 게 우리의 솔직한 느낌이다.

공군은 사고 직후 순직한 조종사들이 미국 보잉사에서 30회 이상의 충분한 야간비행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F-15K에 익숙한 베테랑 조종사 2명이 동시에 의식을 잃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던 블랙박스마저 회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의도된 결론’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공군은 어린이날 에어쇼 도중 발생한 블랙이글팀 소속 항공기의 추락원인도 ‘순간적인 엔진 정지현상 때문’으로 결론내리면서 기체 결함도, 조종사 과실도 아니라고 주장하지 않았던가.

공군은 미완의 조사결과로 마무리지으려 할 게 아니라 블랙박스 회수 노력을 계속하는 등 사고원인을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 차세대 전투기 도입으로 전력을 증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돼선 안된다.

2006-08-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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