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슬픈 그들/오풍연 논설위원
오풍연 기자
수정 2006-06-06 00:00
입력 2006-06-06 00:00
아내가 슬며시 팔짱을 끼었다.20여년 전 연애시절을 빼곤 얼마만인지 몰랐다. 이방인처럼 주위를 둘러보면서 한강을 따라 걸었다. 그 때 멀리서 스피커음이 들렸다. 무슨 축하행사를 하겠거니 생각했다. 마포대교 밑에 이를 때쯤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한 무리의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생존권 투쟁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10명이 한강으로 투신했던 그 장소다. 안마사로 일해온 장애인 1명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때문인지 그들의 절규는 더욱 처절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외면했다. 눈살을 찌푸리며 지나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비장애인들이 그들을 돌보지 않으면 안 된다. 함께하는 세상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6-06-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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