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사람 알아보기/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수정 2006-05-09 00:00
입력 2006-05-09 00:00
이번에 인수한 사람은 나이가 지긋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숙달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남의 구두를 다루는 일이야말로 어지간한 기억력으로는 힘들 것 같다. 하루에도 수십∼수백 켤레를 닦고 나를 텐데, 주인을 일일이 기억하고 찾아주는 게 보통 일이겠는가.
엘리베이터에서 새로 일을 시작한 사람을 만났다. 인사를 했더니 반응이 이상하다. 얼굴과 구두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한참 뒤에야,“아!” 하며 알아본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얼굴로는 몰라요. 구두를 봐야….” 아, 그렇구나. 구두에 집중하다 보니 구두로 사람을 구별하는구나. 하기야 구두 수리공은 굽만 봐도 주인의 인품을 안다는 말도 있거늘. 얼굴만이 나를 설명하는 게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2006-05-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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