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알람 공해/육철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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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철수 기자
수정 2006-05-02 00:00
입력 2006-05-02 00:00
아침 단잠을 깨우는 알람은 귀찮지만 제때 일어날 수 있어 편리하다. 아내보다 일찍 일어나는 편이어서 알람이 울리면 기상과 동시에 곧바로 끄는 게 습관이 됐다. 모자라는 잠을 몇분 더 채우더라도 일단 알람을 끈다. 곤하게 자는 아내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다.

맞벌이에다 중·고교에 다니는 아이가 셋이다 보니 아침마다 각자 휴대전화 알람이 순서대로 요란하게 울린다. 한 아이가 안 일어나면 그 알람은 5분마다 이어진다. 어쩌다 평일, 집에서 쉬면서 늦잠이라도 청할 요량이면 아침에 족히 1시간은 알람공해에 시달려야 한다. 아이들에게 “다른 식구를 생각해서라도 알람이 울리면 좀 일어나라.”고 당부해 보지만 소용 없다. 그렇다고 새벽녘까지 공부하고 잠든 아이들을 매정하게 깨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짜증을 꾹 참고 이 방 저 방 다니면서 알람끄고 그때부터 육성으로 하나하나 깨우다 보면, 모처럼 쉬는 날 아침잠은 어느새 확 달아나 버리고 만다.



가족끼리라도 최소한의 공중도덕을 지킬 법도 한데…. 애꿎게 문명의 이기를 탓해 본들…. 산새들의 지저귐에 벌떡벌떡 일어났던 어린 시절 고향집이 그리워진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6-05-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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