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광장을 빌딩숲 만들자는 건가
수정 2006-04-15 00:00
입력 2006-04-15 00:00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덕수궁 문화재보호에 따른 앙각 규정에 따라 건물이 도로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 좁은 부지에 무리하게 건물을 높이 올리다 보니 옹색하고 전체적으로 여유가 없다. 청사건물이라는 상징성과도 거리가 멀고 주위 건물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건축전문가들은 청사가 들어서면 서울광장이 빌딩숲으로 둘러싸여 시민의 광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우리는 여러차례 새청사신축을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 시민들이 청사를 헐고 난 자리를 녹지공간으로 해줄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와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자도 같은 입장이었다. 임기말에 청사신축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말라는 주문도 높았다.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도 서울시장 후보자가 결정이 됐으면 청사터 공원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을 것이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청사신축은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 이럴진대 청사신축을 밀어붙일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명박 시장은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터파기공사를 중지하고 새청사는 후임시장이 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6-04-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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