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디지털TV ‘한·일대전’ 승자는?/김경두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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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1-09 00:00
입력 2006-01-09 00:00
올해 세계 디지털TV 시장은 그야말로 혈흔이 낭자한 ‘한·일 진검승부’의 장이 될 것 같다. 지난해 뜨거웠던 기술·표준화 경쟁은 사실상 올해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패배한다면 한동안 거실이 아닌 아이들 방 한구석을 전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면 승리한다면 경쟁자의 거센 도전을 한동안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절대강자’로서의 과실을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이는 기자가 지난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06 CES’를 둘러보며 얻은 결론이다. 그 배경엔 올해 세계 디지털TV 시장이 예년과 사뭇 다르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올해는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독일 월드컵이 예정돼 있다. 대형 LCD,PDP TV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만큼 경쟁이 달아오르는 것은 불문가지. 기술 경쟁을 넘어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보여주는 ‘크기 전쟁’에서 수확을 위한 ‘가격 전쟁’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그 선두엔 소니를 비롯한 마쓰시타, 샤프 등 일본업체들이 있다. 한국 견제가 노골적이다. 소니는 전세계 마케팅을 위해 1조 5000억원 안팎의 적자도 감수하겠다고 나섰다. 브라운관 TV의 ‘철옹성’을 디지털 TV에서도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마쓰시타는 이번 CES에서 세계 최대의 103인치 PDP TV를 선보였다. 크기가 정말 103인치가 맞느냐는 진정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업체에 뒤지지 않겠다는 자존심을 엿볼 수 있다.

일본의 공세를 맞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포부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시장 1위에 이어 세계 디지털TV 시장의 ‘넘버원’을 목표로 제시했다.LG전자는 올해 성공을 기반으로 내년 PDP 1위,2008년 LCD TV 1위 계획을 내놓았다. 예고된 ‘한·일 대전’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셈이다.

‘극일’ 품목에 반도체에 이어 디지털TV가 들어갈지는 올안에 판가름날 것이다. 과연 웃을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시작해야 할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네바다주)

김경두 산업부 기자 golders@seoul.co.kr
2006-01-0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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