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소기업 정책 변화 기대 크다/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5-10-26 00:00
입력 2005-10-26 00:00
중소기업은 그 수가 매우 많고 다양하며, 정부 부처 모두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소기업 정책수립의 어려운 점은 시작된다. 즉 모든 중소기업이 정책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정책의 수단도 선택된 대상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각 부처를 조율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 체계도 요구된다. 시장경제의 본산이자 ‘기업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정책당국 명칭이 우리나라와 같은 ‘중소기업청’이지만 직제상으로는 우리와 달리 대통령 직속기구로 돼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 정책은 수립 단계에서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다뤄진다. 중소기업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요한 존재’로 인식한다는 점을 방증하는 사례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그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원이 한정돼 있는데도 마치 모든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고, 그때마다 현실적이지 못한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비쳐져 정부에 대한 불신이 쌓였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언제 경기가 회복되고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되겠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관심은 일단 뒷전이다. 신뢰 문제도 있거니와 쏟아져 나오는 대책을 중소기업이 따라잡기가 어렵다. 이미 차갑게 식은 경기에 대해 정부 정책이 찬물을 끼얹지나 않았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정책당국이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라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 대상을 선별한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보호와 육성을 근간으로 한 경영안정과 외형 성장의 추구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기업활동을 바탕으로 혁신을 통한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을 과거와 다른 점으로 우선 꼽을 수 있다.

최근 이같은 정책 변화는 과거의 중소기업 정책과 구별된다. 특히 두 가지가 관심을 끈다. 하나는 수많은 중소기업 가운데 지속적으로 혁신 활동을 하거나 그런 활동이 가능한 기업들을 선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모든 중소기업을 다 지원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중소기업 가운데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 활동을 수행하면서 고용창출 능력이 큰 중소기업의 수는 많지 않다. 혁신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이같은 부류에 속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해 거둘 수 있는 직접적인 효과는 해당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성장으로 인한 고용창출이다. 하지만 다른 중소기업에 미치는 간접적인 파급효과 또한 무시할 수가 없다. 중소기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는 동종 업체이거나 자주 접촉하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당국이 정책정보를 전달하는 체계에 혁신을 이루겠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업체들이 지원 내용을 ‘몰라서’ 당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당국의 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다면 적극 나서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의 ‘대통령과 함께 읽는 보고서’를 통해 발표된 중소기업정책 정보 전달체계 혁신방안은 매우 긍정적이고 그 효과 또한 기대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의 단기적 효과에 집착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란 짧은 기간에 생겨날 수도, 향상될 수도 없다. 만일 당국이 정책을 집행하면서 다시 조급하게 서둔다면 예전과 다를 게 전혀 없게 된다.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2005-10-2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