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재운/이상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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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기자
수정 2005-09-30 07:34
입력 2005-09-30 00:00
샐러리맨 세 사람이 8년전 동해안으로 땅을 사러 가기로 약속했다. 공기업이 주택지 100평씩을 각 3000만원에 분양하는데 청약하기 위한 것이다.K씨는 계약금 300만원을 어렵게 마련해 또 다른 친구와 함께 갔다. 그러나 같이 간 친구가 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알고 계약서를 쓰기 직전에 K씨는 나혼자만 사기도 뭣하니 사지 않겠다며 매입을 포기했다.

이들과 따로 출발한 P씨는 다른 두사람이 샀겠거니 하고 혼자 계약했다. 이 땅값은 잔금을 치르기도 전, 두어달만에 분양가의 10배인 3억원으로 치솟았다던가. 그후 주변에서 횡재했다고 소문이 나자 P씨는 ‘한턱 내라.’는 직장 동료들에게 한달간 거의 매일 술을 사주어야 했다. 그리고 어느날 술에 진탕 취해 귀가했다가 집에서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



K씨는 “땅값이 오르는 것을 보며 돈이 나를 피한다고 생각해 안타까웠다.”며 “그러나 내가 P씨처럼 횡재했다면 똑같이 당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재운은 자기 그릇 크기대로 차는 것이며 분수에 넘치게 갑자기 돈을 벌게 됐다고 좋아할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2005-09-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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