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요동치는 국제유가…한가한 정부/장세훈 경제부 기자
수정 2005-09-21 07:39
입력 2005-09-21 00:00
시장의 반응은 민감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가한 듯 보인다.‘석유시장 조기경보지수’가 ‘경계’ 단계에 진입했지만, 강제적 석유소비 억제책을 도입하겠다던 당초 방침은 온데간데 없다. 석유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게 이유지만, 수급 불균형은 예고한 뒤 찾아오는 게 아니다.
정부는 강제적 억제책 대신 자율적 에너지절약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강제 대책을 내놓더라도 어겼을 때의 제재를 비롯해 실효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율’과 ‘강제’의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표시하는 데는 아무래도 미흡하다. 또 정부는 에너지이용 효율화 등 중장기대책에 주력하고 있다고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일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에너지 효율이 낮고, 에너지 소비효율도 나빠지고 있는 예외적인 국가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 기준 부가가치당 에너지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는 0.30으로 독일(0.13), 일본(0.09)은 물론 OECD 회원국 평균(0.19)보다도 훨씬 높다. 같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경우 에너지소비량이 OECD 평균의 약 2배라는 얘기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일본은 2100년까지 에너지원을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원자력과 수소, 태양열, 풍력, 조력발전 등으로 대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 로드맵을 최근 내놓았다. 국민불편과 소비위축 등을 내세워 뾰족한 단기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가 중장기대책에서도 신뢰를 얻기는 힘들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장세훈 경제부 기자 shjang@seoul.co.kr
2005-09-2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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